세 남자와 오키나와 (1) 첫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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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 여행기 사진은 노인(가명)께서 대부분 미러리스로 찍은 사진입니다.
덕분에 여행기가 풍족해졌네요. 감사합니다.
                                                                                               //

2017.1.7 ~ 2017.1.12
오키나와 여행기

터키 여행기를 먼저시작했지만,
너무나 긴 여정이 될 것 같아서 짧게 쓸 여행기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여행기를 쓰면서 느끼는 것인데, 구체적인 장소에 대한 리뷰보다는
내가 간 곳에 대해서 생각나는 대로 막 적는 것이 적성에 맞아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는 얻기 힘들 것이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길 바란다.

이 여행의 시작은 역시 항공권이다.
항공권을 사고 보니 겨울에는 오키나와가 비수기라고 하더라..ㅎㅎ

뭐 어쩌겠는가, 이미 결제한 것 취소할 수는 없으니 그냥 가기로 했다.
대학원 입학 전 마지막 여행이다보니, 더더욱이 다양한 곳에 가고픈 욕구가 용솟음 쳤다.
요로코롬 탑승권을 받아서 대기를 헀다.

여기서 멍청한 에피소드 하나.

전날 서울에서 조금 과음을 해서 헛개수를 2+1으로 사서
한 병은 원샷 한 다음에 2개는 가방에 바리바리 싸놨다.

공항 가는 길에 당연히 까먹어 버렸고, 그대로 출국 검사대를 통과하려다 걸렸다.
엑스레이 통과 후 프로처럼 슥 지나가려는데 내 가방을 열라고 하더라.

괜히 겁이 났지만, 당당하게 열어봤더니 헛개수 두 병이 하이.! 하고 있더라고..ㅠ
그와중에 이거 한병만 먹으면 안 되냐고 묻고 깔끔하게 원샷 하고 한 병만 반납했다.

마시는 동안 옆에서 동행자들이 낄낄거려서 쪽팔렸지만 그래도 마셔야겠더랔ㅋ
(사실 약간 뿜었다..)
캐리어에 넣으면 되죠! 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캐리어 없이 배낭만 메고 떠났기에...
(입국후 바로 동남가 가는데 캐리어는 너무 불편할거 같아서 집에 두고 왔다.)

치약 칫솔 빼고는 나머진 숙소에 어련히 있겠지 싶어서 이렇게 갔는데,
보안검색대에서 물이 걸릴 줄이야....ㅋㅋㅋ 

심지어 이거 통과하고 셀프 체크인하는데 윈도우가 멈춰서 중간에 갇혔다.
직원이 언능 달려와서 열어줘서 덜 쪽팔리긴 했는데... 처음부터 무슨 액땜을 이리 하는지..
떠나기전 공항 게이트 주변에 있던 타코집에서 간단히 해장을 했다.
근데 타코는 정말 맛이 별로였다... 그냥 감자튀김이 맛있었던 집..?

생각해보니 저기 입점한 가게에 내가 뭘 바라고 시켰던 것인가...ㅎㅎㅎ
그냥 가볍게 먹을 것을 준 것에 감사해야지.

그리고 같이 간 세남자를 소개하자면
13학번 신소재 부학회장 출신인 노인이랑(실제로 나보다 한살 많음)
14학번 신소재공학과 학회장을 했던, ㅎㅎ이라는 친구이다.
티셔츠부터 MSE뽕에 취해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peach 항공이고 109번 게이트에서 탑승했다.
인천공항이 참 넓다는것은 올때마다 느끼는 것 같다.

저 닭장같은 비행기를 타고, 2시간을 날아가는데 너무 지루하더라.
좁아서 다리가 앞좌석에 닿을 정도였는데, 그래서 잠도 잘 못잤다...ㅠㅠ

그래도 무사히 오키나와에 내렸더니, 역시나 남쪽이라서 후덥지근하더라.
패딩입고 출발했는데, 바로 여름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공항이 너무 거지같은것이다!!

와이파이를 수령해야하는데 아무도 어딨는지 모르고.. 일단 버스를 타라고 하더라..
줄서서 이 버스를 타고 가니, 그제서야 본 공항이 나왔다.
저가 항공용 싸구려 공항이라서 시설도 없었고, 직원도 없었던 것이다!

안내좀 잘해두지...ㅠㅠ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는 모노레일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생각보다 심플해서 좋았지만, 너무 높은 곳을 달리다 보니깐 무서웠다.

놀이기구도 싫어하는 내가 타기엔 조금 무서운 교통수단...ㅠ
가격은 300엔 미만정도였던 것 같다.
1일권도 있는데, 이건 4일차쯤에 사서 썼으니 그때 자세히 알아보고 쓰겠다.

그렇게 쭉 타고 숙소로 들어갔다.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는데, 대략 구조는 이렇다.
침대 2개에 소파베드 1개.

넓게 보이려고 광각 렌즈를 보조로 꼈는데, 지저분하게 나왔다 ㅠㅠ

나하 미에바시역 근처에 있는 지하 음악연습실을 예약해서 겁나 음악소리가 쩔었다.

그리고 소파베드가 거지같아서 매일 저녁 숙소로 들어왔을 때 가위바위보를 했다.
첫째날은 당연히 내가 걸렸다...ㅋㅋㅋㅋㅋ하....

숙소까지 도착하니 9시 정도여서 빠르게 밥을 먹으러 나갔다.
여긴 숙소주변 식당인데, 어딘지는 모르겠다. 사실 생각하기도 싫다.
소오키 소바랑, 오키나와 소바를 각각 시켜먹었는데.....
후.. 생각하기도 싫다.
비주얼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애도 마찬가지로 비주얼은 압도적이다.

누가 봐도 맛있는 라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심지어 챠슈도 엄청 커서 기대를 하고 국물을 한입 했는데,

그냥 인스턴트 우동느낌에다가 면발은 너무 하드해서 밀가루 느낌이 물씬났다.
그리고 같이 끓인게 아니라서 면이랑 국물도 따로 놀았다...ㅠㅠ

오키나와에서 먹은 첫끼를 실패하고 셋다 좌절감에 빠져서 편의점에 들러서
또 먹을걸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야식을 먹으면서 티비라도 보려고 켰는데,
그당시 대통령 박XX씨와 북한 수령님께서 방송에 나오더라.

일본에서 국제적인 문제들을 보도하는 프로그램 같았는데,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요런거 먹다가 첫 날은 빠르게 잠들었다.
둘째날 부터 제대로 된 일정을 소화해야하니 말이다.

참고로 소파베드는 거지같이 불편했고,
하필이면 밴드부가 새벽까지 연습하는 바람에 잠을 좀 설치긴 했다...ㅠㅠ

첫째날은 이렇게, 기분 나쁘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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