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와 오키나와 (4) 자전거로 남부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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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 여행기 사진은 노인께서 대부분 미러리스로 찍은 사진입니다.
덕분에 여행기가 풍족해졌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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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강행군으로 너무 피곤한 나머지,
4일차가 된 이날은 9시에 일어나서 간단히 숙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 날은 자전거를 타고 남부쪽을 한 바퀴 돌자고 노인이 제안했기에,
여행계획단계에서는 재밌겠다 싶어서 하자고 했다.

아침에 자전거 샵에 가서 자전거를 대여하는데, 생각보다 엄청 꼼꼼하게 점검을 해 주고 난 다음 전해주더라.
생각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비싼 가격을 한다고 생각한다.
로드는 처음 타 봐서 조금 적응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에 일렬로 출발햇다.

처음 목적지는 나하 공항 주변에 있는 토요사키해변공원이다.
나하에서는 8km정도 떨어져 있는데, 거의 내리막이고 초반이라서 아주 신나게 달렸다.

이 곳은 해수욕을 하면서 비행기 착륙을 구경할 수 있는 아주 이색적인 곳이다.
겨울+흐린날의 최악의 조합으로 누워서 여유롭게 보지는 못했다...
날이 흐렸지만, 에메랄드 빛 바다는 아주 예뻤으며
이렇게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을 아주 가까이서 크게 느낄 수 있다.
동영상도 몇 개 찍었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라서 차마 못 올리겠다.
중간중간 예쁜 풍경이 있으면, 잠시 쉴겸 사진도 담았다.
이 곳은 항구가 붙어 있는 마을이었는데, 남부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었다.

그후 계속 내려가다가 이름모를 성터에 도달하였다.
정확히는 성벽터이다. 위치는 아래와 같다.
여기 주변은 비포장도록여서 로드를 타고 가기엔 조금 빡셌다.
뭔가 제주도 같은 느낌이기도 하면서, 예전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당히 궁금한 모습의 성터였다.
아마 류큐왕국 시절에 지어졌을 것인데,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형태를 일부나마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멋있었다.

간단히 둘러보고 다음 장소로 출발했다.
길이 정말 이 모양이라서... 타고 가기엔 좀 그래서 어느 정도 끌고 다니다보니 다시 포장도로가 나왔다.
좀 많이 지친 상태이지만 다음 목적지인 cape kyan(이토만)으로 출발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별로 안 멀어서 금방도달했다.
날씨가 흐려서 그나마 시원했는데, 때려치고싶었다...ㅠ
하지만 여기서 그만 뒀어도 왔던 것 만큼 다시 돌아가야 해서, 갈때까지 가보기로 했다.

이 주변 풍경은 뭐 그닥 볼 것은 없었다.
조금 더 파릇파릇한 봄에 온다면 상당히 예쁠것 같더라.
앞에 이러한 사진찍기 좋은 명소가 있었지만, 사진따윈 남기지 않았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ㅠㅠ
자전거 여행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 먹을 만한 곳을 찾았는데,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그런 곳에 위치해서 갈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가기로 했다.

어떻게 찾아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구글맵에 찍어두고 겁나 달렸다.
보면 알겠지만 마을 중간에 위치한 음식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오리고기나 백숙같은걸 특선으로 팔 것 같이 생긴 위치랄까...
입구는 이러하다.
점심밖에 영업을 하지 않으며, 오키나와 특유의 그런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얘가 소리가 너무 좋았다.
또동똥또동~ 하면서 대나무 부딫히는 소리가 좋아 선물로 하나 사고 싶었다.
내부 인테리어가 이 여행중 갔던 모든 식당 중에서 가장 좋았다.
밥집이라기 보다는 찻집의 느낌이 더 강했는데, 인테리어도 정갈하고 음식들도 상당히 깔끔하더라.

우리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들어와서 좀 당황하셨을거 같은데, 물도 많이 먹고...
너무 민폐를 많이 끼쳤던 것 같다.
이건 같이 갔던 친구들이 시켰던 음식들이다.
다들 음식 맛이 깔끔해서 만족스러워 했다.
위 두 메뉴는 내가 시켰는데, 하나는 유산슬과 가까운 맛이었고, 하나는 아주 부드러운 간장 고기조림이었다.
다른 어느집보다 맛이 깔끔했다. 군더더기 없는 맛이랄까..

가격은 좀 비싼 편인데, 만족도는 가장 높은 식당이 아니었나 싶다.
타베로그 기준으로는 3.34 정도의 평점을 가지고 있는데, 조금 더 높게 평가해주고 싶다.
식당이 가장 사진이 많다...ㅎ
이제서야 좀 여유가 생기고 사진 찍을 마음이 생겨서 였을까..?

배도 부르고, 적당히 회복을 한 뒤에 평화기념공원으로 출발했다.
지도에는 등고선 표시가 잘 되어 있지 않은데, 이 식당에서 저기로 가는 길은 거의 오르막이다. 성격이 급한 나는 빨리 올라가려다가 힘들어서 또 한번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 공원 내부는 거의 내리막이라 신나게 내려가서 자전거를 같이 묶어두고 걸어다니면서 공원을 둘러보았다.
평화공원은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사람들을 추모하며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풍경속에, 위령탑들이 곳곳이 있으며, 한국인들을 위한 위령탑도 여기에 존재한다.

일본에서 한국인의 위렵탑 및 비석을 보게 되다니..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이렇게 평화로운 공원인데, 다시 집에 갈 생각을 하니 갑갑했다...
편의점이 보일 때마다 들어가서 간단하게 초콜릿 류를 사먹으면서 힘내서 달리다보니,

다시 나하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꺾은 뒤 나하 방향으로 계속 달렸다.
대략 이런 코스로 남부쪽 섬을 한 바퀴 돌았는데,
약 71.6km 이동시간은 총 3시간 40분정도였다.

그래도 집가는 길은 그렇게 힘든 코스는 없어서 무난하게 돌아왔던 것 같다.
자전거를 반납하고는 숙소에서 씻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역시 일본에서는 오코노미야끼와 철판구이지를 먹어야겟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하고 아무데나 찾아갔다.

아래와 같은 식당이었다!
우선 결과는 대 실패라고 미리 말하고 들어가자..
생맥이랑 야채 철판구이와 오코노미야끼를 시켰다!
생맥은 시원하게 잘 먹었던 거 같다.
텐진에서 먹었던 텐진호로몬같은 엄청난 맛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볶아주시긴하더라..
결과물은 이러하다.
비주얼은 상당히 괜찮았는데, 야채구이는 너무하리라만치 적게 나왔다.
오코노미야끼는 야채로만 이루어져있고, 여태 먹었던 것 중에 가장 맛이 없었던 곳이었다.

가격도 둘다 상당히 높은 편이었는데, 가격에 맞는 음식이 절대 아니었다...ㅠㅠ
점심에 너무 많은 운을 쏟아부은 것 같다.

다 먹고는 아쉬워 이온몰에 가서 꼬치와 술을 몇 가지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위에 있는 술은 페이스북에 광고로 상당히 유명하다.
이온몰의 꼬지도 하도 많이 먹다보니 살짝 질리긴 했으나, 저녁이 살짝 부실해서인지 맛있게 잘 먹었던 것 같다.

4일간의 강행군으로 인하여, 이 날도 지쳐서 일찍 쓰려져 잤다.
밴드의 드럼소리는 그닥 문제가 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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