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도쿄 식도락 여행 - (5) 우미, 海味(Umi)

센소지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은 후.
숙소에서 목욕 재개를 하였다.

도쿄의 날씨가 너무 습해서 2시간 정도 돌아다녔을 뿐인데,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서 그대로 식당에 가기는 민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깔끔한 몸으로 다시 메트로를 타고 약 1시간이 걸려 도착한 곳.

이 곳은 바로 미슐랭 2스타 하이엔드 스시집인 우미(Umi)이다.

무려 한 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고, 외국인의 경우는 호텔을 통해서 예약을 해야만 받아주기 때문에 각별히 좋은 호텔을 잡자.

여기서부터는 스시집을 나보다는 훨씬 많이 다녀본 곤충에게 리뷰를 맡겼다.
99% 곤충이가 쓴 글이니, 그에게 감사하자.

海味 (Umi)
주소: 일본 〒107-0062 東京都港区Minamiaoyama, 3 Chome−2, 南青山3丁目2−8 三南ビル 1F

한국말로는 해미, 풀면 바다의 맛이라.. 
이름에 부합하는지 기대하며 들어가본다.

자리는 총 10석, 테이블 2개. 허나 테이블은 오마까세에서는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10석은 ㄱ자로 구부러져 있었는데, 2석, 7석으로 나뉘어진다.

통 히노키 다이를 썼다. 참... 비싸보였다. 역시 스시에 잘 어울리는 세트다.
그날은 프랑스인 4명, 스웨덴인 1명, 일본인 커플 한쌍, 우리 2명으로 꽉 찬 상태에서 오마까세를 시작했다. (우리가 제일 늦었다.)

오너 쉐프인 나카무라상. 허나 영어를 잘 못해서 주로 대화는 영어를 잘하는 이쁜 종업원 누나를 통해 했다. 헷. 그래도 스시 종류 등은 꼭 자기가 일본어로라도 말해줬다.

일본인 커플 한 쌍은 단골로 보였다. ㄱ자의 2석 있는 곳에 앉았고 그곳에서부터 스시를 쥐어 줬는데, 일본어로 대화도 하며 서로 호탕하게 웃는 것을 보니 약간 소외된 느낌이 엇잖아 들었다.

그리고 커플 중 남자분은 아주 맛있게 스시를 먹어 그를 매우 인상깊게 보았다.
시작 전 원하는 음료를 묻길레 바로 나마비루를 시켰다.

나마비루는 하얀 잔에 나왔는데, 그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스시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산토리 사에서 우미에만 공급하는 나마비루라고 한다.

위 사진들은 주방의 풍경이다.
나까무라상이 이렇게 바로바로 만들어서 자리 앞에 있는 접시에 올려주는 방식으로 식사가 진행된다.


1. 두부 + 와사비 로 스타트.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그 자리에서 직접 갈아 준 와사비가 맛을 마무리한다.
와사비는 지금까지먹은 곳 중 여기가 최고인듯. 찾아보니 4년연속 우승품종이란다. - 물론 음식의 온도도 적당히 따스했다. 입맛을 돋구기 매우 좋은 시작.

스시 플레이트는 이쁘면서 투박한 것이었다. 사실 전체적인 그릇이 그러하였다.
스시 플레이트에는 가리와 와사비가 아닌, 삶은 미역과 와사비를 얹어 세팅해 주었다.
미역의 감칠맛이 일부 네타와 어울릴 만 했으나, 그저 샤리-네타만을 느끼고 싶어 같이 먹지는 않았다.

가리는 대신 다른 작은 종지에 넣어서 서빙이 됐다. 가리 또한 본 것 중 최고였다. 얇게 썬 것이 아닌, 각진 가리라 처음에는 벳따라즈께인줄 알았다.
가리의 모양이 모양이다보니 식감이 더욱 아삭했다.
식감만 살려도 참 좋은데, 더욱 좋은 것은 이후 생강의 맛이 안 남고 고하다든 애비든 이전 맛을 모두 리셋하고, 다음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매우 마음에 들었다.
2. 츄우토로(中トロ): 참치 중뱃살 43키로
나카무라상이 처음 쥐어준 스시다. ㅋㅋㅋㅋㅋ  아까미도 아니고, 주도로로 시작하는 스시야는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고급 스시야들이 다 그러듯이, 쇼유를 위에 발라준다.
또한 스시들이 다 그러듯이 쥐어주면 살포지 안착된 후, 공기층이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약 4~5초 지난 후 먹으면 공기층이 적당히 적어져 샤리를 최대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첫 스시를 먹으며 든 생각으로는 역시 일본. 초가 강하다. 라는 느낌이었다.
이는 반대로 단 맛 혹은 우마미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안좋아 할 것 같다.
한국 스시야 샤리보다 설탕은 적고 초가 더 많은 느낌
다시 말하지만 초(쓰)가 강한데, 그중에서도 쿠로 쓰를 쓴다고 한다.
이러한 초의 이용 덕에 입안 가득 퍼지는 초의 향이 네타의 풍미를 극대화 하는 동시에 세어나가지 않게 잡아준다.

샤리의 경우는 사사니시키 품중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고시히카리에서 비롯된 다른 품종인 고시이부키를 썼다고 한다.
역시나 점도가 비교적 더 높고 약간 딱딱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고시히카리 계열 치고는 점도가 낮고, 딱딱해서 햇깔렸다. 뭐 어떻나, 입속에 들어가서 샤리가 잘 풀려 네타와 잘 어울리면 그만이지.)
또한 밥의 향 자체가 매우 강하지 않아 오히려 네타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작은 마구로라 그런지, 주도로 특유의 기름맛이 안났다. 허나 아까미보다 맛이 짙게 느껴져 만족.
또한 여윽시 고급 스시야라 그런지, 네타와 샤리간의 온도 궁합이 참 잘 맛았다. 이는 스시 플레이트의 온도도 한 몫 하는 것 같았다.

츠마미가 벌써 끝인줄 알았으나, 훨씬 남아 있었다.
3. 이시다이(돌돔)
2점을 잘라 시오/쇼유를 주고 각각 찍어먹으라고 했다. 1년 중 언제나 맛있는 이시다이지만, 겨울 이시다이가 좋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로써 지방 없이 깔끔한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이 종류는 살이 강하지 않아 주로 숙성하지 않는다. 우미의 이사다이는 어느정도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식감이 살아있었다.
사시미의 크기와 두께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쇼유는 이 달달한 맛을 끌어올렸고, 시오는 더욱 깔끔히 먹을 수 있었다. 오로시를 매우 잘 한 것 같다.
4. 츠부가이(ツブ貝): 소라고둥 홋카이도
달달한 맛으로 츠마미를 시작했으면 이제는 쫄깃하면서도 씹기 쉬운 식감과 바다맛으로 혀를 때렸다. 가게 이름대로 바다의 맛을 다양히 느끼게 해주었다.
5. 아지(あじ): 전갱이
역시 아지는 일본.
10자베기로 내어 준 아지는 처음 봤다. 특히나 여름철에 가장 맛있기 때문에 더욱 감동.

시메한 것 치고 보들보들하며 탱글탱글. 곤부 향도 별로 안났으며, 달달했다. 역시 고급 아지는 기름기 최고.
비린 맛 없이 역시 일본 아지가 깔끔하고 선도도 높고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위에 올라간 초록색은 '오바'다. 뭐 사바에는 쪽파하고 생강 올리는 이런 느낌.
6. 케가니(毛かに)+타마고(玉子): 털게 + 계란 홋카이도
역시 일본 게는 홋카이도산이 좋다.
잘게 찢은 털게살과 일본산 달걀로 만든 달달하고 부드러운 계란찜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음미하며 천천히 먹다보니 어느세 없어져서 매우 슬펐다.
7. 아까우니(あかうに): 보라성게- 홋카이도
솔직히 말하자면 아까우니는 포항에서 제철에 보라성게를 따서 직접 손질해 먹는 것과 크게 다른 점을 못느꼈다.
허나, 크리미한 느낌은 확실히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으로 먹을 때 풍미가 가장 잘 살았다.
8. 타코(たこ): 문어
포도잎 위에 올려져 나왔고, 폰즈소스 비슷한것이 뿌려져 있었다.
먹어본 타코 중 최고였다. 무엇을 베이스로 쪄 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미소 베이스였을 것 같다.) 구수한 맛과 푹신푹신하고 특이한 식감, 그리고 문어의 맛이 이를 감싼다. 허.. 참...
오늘의 베스트라고 생각된다.
9. 마다이(マダイ): 참돔
봄철 네타를 왜 마스까와도 하지 않고 내었을까? 게다가 네타의 크기도 작은데? 라는 의문이 마구 들게 한 한 점이었다.
허나 먹어 보니 철지난 마다이를 곤부즈메 함으로써 그냥 다이 특유의 풍미와 달달함으로 한번에 녹여버릴 작정이었나보다 ㅋㅋㅋㅋ.
안그래도 샤리의 초가 흰살생선의 풍미를 특히나 더 잘 잡아주는 느낌이었는데, 어? 네타는 한번에 없어지는데, 향은 계속 남아 즐길 수 있었다.
왠만한 내공이 아니면 힘들 것 같았다.
10. 아까 에비(えび): 새우
내장으로 만든 소스를 위에 뿌렸다. 스시가 아닌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미의 샤리하고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애비는 좀 실망을 했는데, 흔히들 최고급 애비는 전혀 끈적거리는 것 없이 넘어가고, 그 달달함과 감칠맛이 지속돼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뭐 온 입에 진득하게 붙고, 내장 소스도 특별히 맛을 살리지 못했다. 오죽하면 대구 미들 이하 스시집인 유메노 스시의 애비가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난 별로.
11. 아와비(あわび): 전복
아주 커다란 아와비였다. 역시 고급 스시야. 오샤레하다. 나카무라상의 얼굴만한 아와비였다.
두점을 썰어주고, 간으로 만든 소스 위에 주었다. 특이하게도 접시는 나무였다.
나무를 써서 오히려 자기 그릇에 넣었을 때 약간 온도와 맛이 이상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놀라웠다.

소스를 찍어 먹었을 때 바다 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 이용한다면 고소한 맛이 더 강할텐데...?
물어보니 성게를 이용했다고 한다. 매우 신기한 접근이었다.
한국의 다른 스시야들은 술찜을 할 때 식감을 매우 부드럽게 하고, 이러한 간으로 만든 소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아 그냥 바다에서 난 케이크를 먹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완전 부드럽기보다는 씹는 식감을 갈려 좀 얇게 내어 주고, 바다 향을 극대화해 역시 가게 상호에 맞게 요리하였다.
12. 킨메다이(金目鯛): 빛금눈돔
킨메다이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다이 중 가장 살이 약한 것 같아 뭐 마다이같은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를 마스까와하고, 약간의 복막을 남겨 식감을 잡아냈다. 역시 재료도 중요하나 오로시도 매우 매우 중요하다.
숙성하지는 않았으나, 우마미가 강하게 느껴졌다.
13. 다이 타마 술찜: 도미알
달달 짭조름-담백했다. 알 하나하나가 살아있기 쉽지 않지만 매우 잘 해냈다.
또한 간도 맞고, 온도가 무엇보다 좋았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혈관과 막(알끈)을 남겨 식감을 살려 오랫동안 입에 남을 수 있었다. 참 신기했다.
14. 카츠오(カシオ): 가다랑어
무를 위에 올려 오각 접시에 나왔다. 한쪽만 즈께를 하여 내었다.
가쓰오는 다랑어 종류 중 특유의 맛과 싱그러움이 강조돼야 하나, 이 즈께는 이 맛을 살리기는 커녕 즈께에 맛이 먹혀버렸다.
실수를 한건지 아니면 일본식이 다 이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매우 별로였다.
15. 스미이까(すみいか): 참오징어
여기서부터 와사비와 미역을 치우고 스시 플레이트를 한번 닦은 후 본격적인 스시가 시작됐다. 뭐 앞을 츠마미라 하기도 뭐하고, 이 구분이 참 신기했다.
주로 스미이까는 매우 듬성듬성 칼집을 내나, 이 경우 10자의 정교한 칼집이 돋보였다.
식감이 찰지지만 부드러우며 달달하다. 다른 하급 이까들과 달리 덕지덕지 붙지 않고 깔끔하게 넘어가는 맛이었다.
16. 킨메다이 아가미살 소금구이
역시 맛있다. 거듭 말하지만 우미에서는 온도와 간 모두 너무 잘 잡은 것 같았다.
라임과 시오를 함께 주었지만 잡내도 안나고 깔끔해 그냥 먹었다. 역시 육즙도 흘러나왔다. 킨메다이 최고.

사실 계속 옆의 프랑스인이 물고기의 이름을 물었는데, 통역이 마다이, 이시다이, 킨메다이 뭐 다 싸잡아 snapper 이러니까 ㅋㅋㅋㅋㅋ 매우 어리둥절해했다.
17. 시마아지(しまアジ): 줄무늬 전갱이
책마다 다르게 소개하나 적어도 확실한 것은 장마 전후의 시마아지가 가장 고소하고 맛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시마아지보다 흰색이 강하고 라임 껍질을 뿌려서, 상큼한 라임 향이 났다.
이는 곤부 향이 좀 남는 것을 잡아주어 마음에 들었고, 역시 고소하고 달달하다. 식감은 시메한 것 치고 부드럽고 탱글탱글했다.
뭐 오늘의 스시는 다 그랬지만, 등푸른 생선의 비린 맛은 거의 없었다.
18. 싱코
작은 놈들이었다. 어린 놈들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는데 2장을 겹쳐 주었다.(싱코는 어린 고하다)
역시나 싱코라 그런지 일반적인 고하다 네타와 다르게 매우 얇았다. 이 때문에 그런지 시메를 매우 강하게 했다. 나는 이 부분이 너무 싫었다.
오늘의 시메 중에 가장 안좋았다. 안그래도 샤리의 초가 강한데, 이 둘이 더해져 뭐 싱코 특유의 고급진 맛은 전혀 나지도 않고, 빨리 넘기는데 집중했다.
개인적으로 오늘의 최악.
19. 혼마구로 아까미(ほんまぐろ あかみ): 참다랑어 등살 128키로
뭐라 할 말이 있는가? 아니 일본 최대 츠키지 시장이 코앞은데 아까미가 맛이 없는게 말이 되나?
역시 말이 되게 조용한 아까미 특유의 맛과 우마미가 잘 섞였다. 부드럽게 씹히는 것 또한 일품.
허나 더 큰 혼마구로에 비해 풍미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0. 혼마구로 오도로(ほんまぐろ おおとろ): 참치 대뱃살 128키로
오도로는 어디서 먹든 맛있다.
물론 오도로도 오도로지만, 자바라가 없음에도 한번에 없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씹히며,질기지도 않고, 길게! 그 오도로의 폭죽과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은 처음 봤다.
사랑해요 혼마구로.
21. 사바(さば): 고등어
생강 올려줌. 역시. 하지만 사바는 한국산이 최고인 것 같다. 제주도 사바를 6개월 숙성한 서래마을 스시만의 사바스시를 이기기는 힘들 것 같다.
허나 역시 도쿄의 고급 스시야. 완벽에 가까운 시메였다. 또한 일반적인 시메사바 스시와 다르게 쪽파를 네타와 샤리 사이에 끼웠다.
생강-네타-쪽파-샤리 이 순서가 입에서는 사바의 맛을 극대로 올려줄 수 있었다.
22. 바훈우니(うに): 말똥성게 홋카이도
역시 군칸마키는 최고급 우니로 해야 제맛인 것 같다.
아까우니와 다르게 깊은 고소함과 강력한 단맛, 그리고 잊지 않고 올라오는 바다향은 아까우니와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다.
도쿄 스시 큐베이에서 처음 개발된 우니 군칸마키를 도쿄에서 먹으니 참 좋았다 ㅋㅋㅋㅋ 김 또한 심심치 않게 스시의 모양과 식감을 잡아주었다.
23. 아오야기(あおやぎ): 조개
조개를 매우 싫어해서 엥간한 스시야를 가도 조개는 별로였으나, 상큼하면서 새콤하고 달달한 맛에 바다 맛이 잘 어우러졌다.
조개 특유의 향 또한 났으나, 역할 정도로 나지 않아 매우 신선했다.
조개도 매우 컸고(아와비만큼 나카무라상의 얼굴을 다 가리지는 못했다 ㅋㅋㅋㅋ), 식감을 살리기 위해 칼집을 군대군대 내놓았는데, 다른 스시야보다 듬성듬성했다.
이는 씹는 식감을 극대화했다. 역시 오로시.
24. 아나고(あなご): 붕장어
스시의 끝을 알리는 아나고. 워낙 피스가 많아 아쉽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았다 ㅋㅋㅋㅋ
내 스시는 아나고의 크기가 약간 작아 2개를 겹쳐 주었다.
고급 스시야들이 다 그렇듯이 겉은 미친듯이 바삭하고, 안은 크림같이 달콤하여 부드러운 것이 역시 맛있었다.
옆의 프랑스인도 좋아 죽더라. 이러한 가장 담백하고 강한 맛으로 스시를 잘 마무리했다.
25. 미소시루
주로 조개를 이용해 끓여내지만, 특이하게도 파래 베이스였다. 달달하며 시원했다.
해조류의 그 달달함을 온전히 미소와 함께 우러낸 것이 신기했다. 지금까지 먹었던 스시를 정리해주는 맛이었다.
26. 우나기 호소마끼 즈시(うなぎ巻寿司)
우나기와 아나고를 동시에 주는 스시야 또한 처음 보았다. 우나기의 경우 아나고보다 더욱 바삭했으며, 입을 달래주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김이 참 맛있다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27. 교꾸(たまごやき,다마고야끼)
마지막을 알리는 교꾸다. 다른 일본 고급 스시야들은 교꾸가 거의 카스테라 느낌으로 수분이 적은데, 우미는 마를 덜 이용하고 수분을 늘려 쪄내는 것 같다.
온도는 낮았지만, 오히려 낮은 온도와 적은 마로 인해 더 매끄러운 식감 그리고 부드러움을 대체하기 위한 높은 수분과 큰 구멍이 잘 어울렸고,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평&감상
전체적으로 요즘의 재료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고, 특히나 사바 등은 한국이 더 앞서는 것 같으나 역시 따라갈 수 없는 몇 재료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등푸른 생선을 너무 많이 내어 준 것 같지만, 뭐 여름이라는 철에 맞게 바다의 맛을 보여준 것 같았다(이름에 맞게 말이다 ㅋㅋㅋ).

또한 샤리의 초가 강하고 이를 잘 어울리게 풀어낸 것도 일본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스시가 완벽했으면 참 좋았겠지만, 내 기준에 차지 못한 스시가 몇 있어 아쉬웠다.

우미의 현재 오너인 나카무라상은 젊은 30살로 우미의 3대째 주인이다.

우미의 미슐랭 2스타를 획득한 전 오너쉐프 나가노 상은 한국의 스시 선수 등과의 갈라디너를 같이 준비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이 깊었으나, 2015년 9월에 제자인 나카무라상에게 가게를 넘기며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말은 "Pressing sushi is less art, and more heart." 이라고 한다.
나카무라상은 이를 계승해 "Passion, rather than technique." 이라는 스시에 대한 철학을 갖고 니기리를 한다.

우미에서 스시를 즐기며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은 다른 고급 스시야의 엄숙하고 빠르게 먹는 분위기보다 좀더 자유롭고 재미있는 분위기에서의 식사, 그리고 나카무라상의 호탕한 니기리에서 이러한 철학을 아주 잘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간 스시야들에 비해 'passion', 이것 하나만으로도 멋진 스시를 니기리 할 수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과묵한 장인기질과는 한참 다른 그런 느낌.

감사합니다. 나카무라상!

//
여기까지가 곤충이가 보내준 글에 일본어 표현을 내가 추가했다.
정말 길게 정성스럽게 썼다..!

갈일이 있을까 싶다만.. 위치는 여기입니다!

이 뒤는..
감격에 젖어 지하철 타고 오면서 스시 사진을 보면서 곱씹으면서 숙소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야해서 딥슬립.
그리고 비행기 타고 조선으로 돌아왔다.

세상에서 가장 목적성이 뚜렷했던
식도락 여행 .

댓글 2개:

  1. 츄우토로가 아주 맛있어 보입니다. 좋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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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맛있습니다^^ 살면서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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