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이동] 미식가의 집

한 줄평

이게 한 줄 평이다. 얘 빼곤....

2017.12.18 방문

오랫만에, 곤충이와 멧형님과 함께 나들이를 가게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이들이 먹고싶은걸 정해놓고 나한테 통보를 하는 느낌이다.
사실 곤충이가 먹고싶은걸 우리가 따라 먹으러가는 느낌이 가장 정확하다.

 그래서 대방어와 장어요리를 주로 한다는!

이동에 있는 미식가의 집이라는 식당을 방문했다.
저 타이틀 정말 마음에 안 든다. 떼버리고 싶다.

이 집이 완전 별로라는 것이 아니라, 미식가라면 과연 갈까.. 라는 생각에서이다.

아 참고로 방어철에는 장어를 안 한다고 한다.
전략을 아주 잘 세운 것 같다.

예약을 하려는데 거의 꽉찼다고 하더라.
겨우 한 자리 구해서 예약했더니 이렇게 찬이 차려져 있었다.

가격은 인당 3만원짜리인 코스이다.

샐러드와 새콤한 양념의 오리+양파, 묵무침, 땅콩조림, 샐러드, 가오리무침, 오이가 들어간 단호박 샐러드로 이루어져 있다.
새콤한게 많아서 입맛을 돋우기엔 딱 좋은 메뉴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먽 나온 것은 석화와 피조개와 미역이다.
석화는 신선했고, 피조개는 뭐 아무 간도 안하고 초장맛으로 먹은 것이기에...ㅎ

그리고 홍합과 고추와 조미료로 맛을 낸 홍합탕이다.
소주를 먹으라고 준 것 같다.

잡채는 뭐 그냥 무난했다. 전형적인 음식점에서 나오는 잡채의 맛.
특별하게 보이기 위해 채소를 얹었는데, 저것도 딱히 임팩트는 없었던 듯.

 그리고 나온 오늘의 메인 대방어회

잘 안보이니깐 팬포커스로 찍은 폰카로 다시 보자.
구성은 크게 등살(바깥쪽), 배꼽살(하얀놈), 뱃살(하얀놈 옆)로 이루어져 있다.

영롱한 자태를 뿜으며 우리는 정신없이 흡입하였고,
방어의 고소한 맛에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방어의 맛은 먹어본자만 안다고, 곤충이의 평으로는 전에 먹었던 7kg급 이상의 방어의 맛과 상당히 유사한 맛이 난다고 하였다.

나는 오늘 방어 입문이라 잘 모르지만, 고소한 맛과 쫀득한 식감이 다 씹어 넘길때까지 유지되는 것이 이래서 방어 방어 노래를 하는구나 싶더라.

이후 나온 방어조림이다.
얘는 무슨 맛으로 먹는 건지 모르겠는데 무가 제일 맛있었다.

고등어 조림이랑 식감이 상당히 비슷하다.

옆에 나온 청어구이.
이 사람들은 고기 모양을 보고 뼈 모양을 보고 무슨 생선인지 맞춘다..
난 아직 내공이 부족한가봐 ㅠ

여튼 뭐 그냥 잘 구워진 생선구이다.

오늘의 2번째 하이라이트인 방어 사이살이다.
중방어 미만으로는 작아서 먹을 수 없지만, 대방에서만 나오는 부위이다.
뼈 밑에 있는 살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얘는 육회를 먹는 듯한 고소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기름장에 찍어먹으면 아주 제격이다.

위 메뉴와 같이 나온 쓸개주.
이게 뭔가 싶었는데, 소주를 먹고 먹으니 향이 거의 안 느껴져 슬펐다.
상당히 귀한 술이라고 하니 다음에... 여기말고 다른데서 느껴봐야지.

오늘의 워스트 방어초밥이다.
구독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초밥을 한국에서 맛있게 먹는건 이제 글러먹었다.

생선에는 너무 레몬즙이 많이 발려있었으며, 밥에는 간이 안 되있었고 딱히 밥의 씹는 식감이 좋지도 않았다. 그래도 완전 차가운 밥일 줄 알았는데, 화장실 가는 길에 보니 제대로 세팅하고 만들더라.. 차라리 대충만들어 줬으면 신나게 욕했을텐데 ㅠㅠㅠ
그리고 밥이랑 회 비율도 너무 안 맞았다...

마지막으로 식사를 시키면 나오는 방어매운탕이다.
얼큰하고, 생각보다 건더기가 많다. 그리고 얘도 무가 젤 맛있다.

다른 매운탕에 비해서 가시가 적어 먹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었고,
마지막에 속을 풀어줘서 좋았다. 그렇게 맛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계속 끌리는 메뉴.

마지막으로 대체 왜 나온지 모르겠는 단호박과 새우 튀김이다.
구색맞추기였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요리를 하시는 분께서 손님들이 뭘 좋아하는지는 아는거 같은데,
잘 표현하는 방법은 모르시는것 같다..ㅠ

그냥저냥 조금 못하는 일식집에서 먹는 싸구려 튀김의 맛이여서 실망스러웠다.
딱히 소스를 더 주는것도 아니고 방어찍어먹던 간장에 먹었다.

여튼, 방어 외에 다양한 음식을 내 주는 것은 참 좋았던 집이다.
하지만 각각의 음식에서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서 많이 아쉽다.

주력인 방어는 아주 신선하고 탱탱해서 좋으니, 다른 것은 안주라고 생각하고 술을 마시러 온다면 너무나도 행복한 맛집이 될 것 같다.

아 그리고, 알바들이 너무 활력도 없고 일을 못하는거 같아서 이건 좀 많이 개선해야할 것 같다. 청하를 달랬는데 없다고 은근슬쩍 맛있는참을 가져다주는... 청하 없냐고 다시 물어보니 그제서야 없다고 물릴까요? 라고 했던 것이 너무 충격이었다. 이 뿐만아니라 뭔가 시키기 미안할정도로 피곤해보이더라 ㅠㅠ

청하가 없는 것은 개인적으로 쪼매 아쉽다...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