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연 훈련소 후기(2022년 12월 1일 ~ 22일)

쉼 없이 달려오는 대학원 생활에, 머리를 식히러 훈련소에 3주간 다녀왔다.
웹상에 있는 다양한 후기들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최신의 정보를 업데이트 해줄 겸 후기를 써 보고자 한다.
연대마다, 시기마다 모두 다르니깐 이 글도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본인은 28연대 이순신연대 소속이었고, 이 연대는 사회복무, 산업기능, 공중보건, 전문연구요원에 대한 아무런 구분이 없었던 곳이었다.


0. 준비

준비물은 사람마다 추천해주는 것들이 다르다. 내 기준으로 반드시 들고 가야하는 품목은 아래와 같다.

    a. 큰 캐리어
    b. 퇴소후 휴대폰 충전을 위한 보조배터리
    c. 돈 넣은 나라사랑카드
    d. 마스크 고리 
    e. 샴푸

짐이 너무너무 많다. 캐리어를 들고가야 편하게 나올 수 있기에, 반드시 추천. 기내용보다는 조금 더 큰것을 들고가야 쇼핑할 때도 좋다. 퇴소를 하고 집에가는 시간에 온갖 미뤘던 연락들을 받아야 하는데, 배터리가 부족할 수 잇으니 보조배터리를 챙겨가도록 하자. 나라사랑카드는 px 혜택이 현재는 있는 것으로 알기에 돈을 넣어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군대에서는 24시간 마스크를 써야하기에 귀가 아픈 경우가 많다. 얼굴이 작은 애들도 귀가 아프다고 하는 것을 보면, 마스크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고리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훈련소에서 샴푸는 안 준다.!

이후, 우유에 타먹는 제티나 커피, 이어플러그(귀마개), 안대, 손목시계, 각개전투용 보호대(이건 굳이..?), 여드름 패치(마스크때문에 트러블이 많이 일어남) 정도만 챙기면 될 것 같다. 이 항목들은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좋을 듯.


01. 교통

포항에서 가는 교통편

포항공대 -(지인 차량)- 신경주역 -(ktx)- 대전역 -(시내버스)- 대전복합터미널 -(시외버스)- 연무대터미널 -(시내버스)- 입영심사대

포항역에서 대전가는게 상당히 애매해서 신경주역으로 갔다.
복합터미널에서 연무대로 가는 버스가 많지 않으니, 시간대를 꼭 확인하고 출발하도록 하자.

2시까지만 들어가면 되긴 하는데, 경험상 먼저 온 애들이 괜찮은 사람인 경우가 많기에 최대한 빨리 가도록 하자.

수료 후에는 지인의 차량에 껴서 오는 것이 좋다.
대전에 사는 친구를 찾아서 친해지도록 하자.

02. 입소 절차

코로나가 재유행하는 시점이라서 그런지, 감염이력 없는 자, 45일 이내 감염자, 60일 이내 감염자, 60일 이상으로 나눠서 중대 편성을 마친다. 입소식이 없기에 굳이 지인을 데려가지 말고, 퇴소식은 어지간하면 있는 것 같더라. 차라리 누구한테 데리러 와달라고 하는게 더 나은 듯?

입소식을 내부에서 간단히 하고, 이때부터 좀 엄하게 대하긴 한다.
28연대는 입영심사대에서 상당히 가까운 부대라서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

부대 도착하면, 각종 옷들과 세면도구 등을 받아서 번호순서대로 들어가면 된다.
28연대는 내무반에 침대가 아니라 침상이라서 좀 놀랐다. 화장실이랑 샤워실은 건물 안에 있어서 이동이 쉬운 편이다.

03. 생활

코로나 때문에 3일 정도는 pcr 검사후 빡세게 격리를 하며, 1주일까지는 코호트격리를 한다.
3일동안 빡세게 격리할 때도 샤워랑 양치 다 가능하니깐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3일 지나면 밖에 나가서 훈련도 한다. 1주일 안에 확진이 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야하며, 다시 재입소 해야하기 때문에 매우매우 조심하도록 하자. 마지막 주에 걸리면 조기퇴소이므로 이때 걸리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어캐하누..)

15명 정도가 한 생활관에서 자기 때문에 갈등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잠버릇이 나쁜 사람, 청소를 잘 안 하는 사람,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 훈련을 개떡같이 받는 사람, 말 뒤지게 안 듣는 사람 등.. 우리 분대는 다들 정상인이었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꽤나 있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옆분대들이 좀 그랬다.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최소화로 해도 그 이하가 있기 때문에, 화를 다스리는 법을 한 번 더 배울 수 있다.

생각보다 훈련소의 시계는 정확하게 돌아가지 않고, 상당히 유동적이므로 일어나는 시간을 제외한 일과표는 적당히 참고만 하도록 하자. 

본인이 코를 곤다면 처음부터 귀마개를 뿌려서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어필하자. 적당히 평범한 친구들은 다 이해를 해주고, 고마워 할 것이다. 이렇게 시작을 해야 3주가 편하다.


중간에 PX도 한 번 이용할 수 있다.
퇴소식날에는 px에 사람이 미친들이 몰려오므로, 무조건 이 때 필요한 것을 다 사도록 하자.

04. 식사

1주일까지는 생활관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식판에 비닐을 끼워서 먹게 된다. 
이후 식당에 가게 되고 정상적으로 밥을 먹게 된다. 

배식 및 뒷처리는 훈련병들이 거의 다 하는데, 밥은 어디선가 오기 때문에 조리는 안 해도 된다.
누군가는 배식을 하고 누군가는 설거지, 짬처리를 하고, 누군가는 쓰레기장을 치운다.
우선순위는 오물장 >>>> 배식 >>>>설거지 & 짬처리다.

절대 설거지조는 하지 않도록 가위바위보를 잘 하도록 하자.
나는 짬처리 담당이었는데, 쓰레기 분류, 짬버리기, 청소 등 할게 참 많았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포지션이다.


명색이 맛집 블로거인데, 맛에 대한 평가를 안 할 수가 없다.
전체적인 평을 내리자면 생각보다는 괜찮고, 가성비를 따지자면 상당히 대단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훈련병에게 인당 11,000원의 식비가 책정되어있고, 이것으로 세끼가 제공이 된다.

흔히 우리가 먹던 급식의 맛인데, 큰 트롤이 되는 반찬이 거의 없는 편이다.
보통 훈련병들이 밥을 주기 때문에 모자랄까봐 살짝 적게 주는 편인데, 조금만 더 달라고 하면 더 주니깐 본인이 잘 요구하면 된다.
영양 밸런스도 꽤나 괜찮았고, 대체적으로 매운 고추가루를 사용하는 편이라서 살짝 매콤하다고 보면 된다.

부식도 거의 매번 나오기 때문에 디저트도 거의 매번 먹었던 것 같다.
대신 부식 쓰레기를 잘 분류해서 버려야하는 것은 상당히 귀찮다.

05. 훈련

제식, 체력측정, 수류탄 1회, 화생방, 총기분해 조립, 영점사격, 각개전투, 정신전력 교육, 행군 정도 진행했던 것 같다. 3주라는 시간 안에 다 진행해야 하다보니 실제 사격이 없어진 것 같더라. 

현역 판정받은 전문연이라면 어지간한 훈련은 다 참가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행군은 무게를 살짝 줄여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나는 풀로 다 채워서 진행했지만, 평소에 운동을 안 했다면 적당히 봐가면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머지 훈련들 중에서 가장 힘든건 각개전투이긴 한데.. 이것도 적당히 컨디션 봐가면서 하길.

06. 기타 팁

베레모는 눈썹 위 1센치 정도 둘레를 재고 한 치수 큰 것을 주문하도록 하자. 작다고 난리도 아니다.
모든 신발은 정 사이즈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하며, 내 기준으로 군화는 5미리 작았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기도.. 친구꺼 뺏어 신어보고 사이즈를 알고 가는게 좋다.
A급 전투복 지급시에 무조건 상의는 정사이즈, 하의는 허리둘레를 알고 가면 좋다. 방상외피의 경우는 크고 길게 나와서 한 치수 작아도 될것 같더라.(전투복 105면 방상은 100주문하고 키는 180이라면 170 후반대 것으로 주문하기)

28연대인지 어디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있던 기간에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 올려서 휴대폰사용이 중간부터 금지가 되었다. 훈련병들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상부의 결론 때문에 아마도 당분간은 훈련소에서 폰을 못 쓸듯?

인간에 대한 기대를 최대한으로 낮추고, 비효율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분대는 정말 너무나도 다행히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댓글 6개:

  1. 고생많으셨습니다. 안그래도 한동안 안보이시길래 어디 좋은데 가셨나했는데
    좋은(??)데긴 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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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번 쯤은 가볼만한 곳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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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 참고가 될 듯 합니다. 겨울인데 춥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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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운 좋게도 마지막주만 조금 춥더라구요. 훈련나갈때 핫팩 챙겨가면 견딜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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